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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로는 실제로 옳기도 하지만, ‘옳다’는 느낌은 주관적인 경험일 뿐 현실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심지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열려 있는 ‘지적 겸손’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이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우리는 어떻게 지적 겸손을 키울 수 있을까요? 심리학 연구자인 타날 포터 박사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지적 겸손이란 무엇인가?
포터 박사는 지적 겸손을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의 지식은 부분적이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우리는 때때로 틀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옳다’는 느낌이 언제나 현실과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지적 겸손의 반대는 극단적인 확신을 가진 ‘지적 경직성’입니다. 하지만 지적 겸손은 자신감과 양립할 수 있습니다. 포터 박사는 오히려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있어야 지적 겸손을 보일 용기(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할 취약성)가 생긴다고 말합니다. 복잡한 주제를 쉽게 설명하는 능력 또한 자신의 지식에 대한 깊은 자신감과 겸손함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왜 지적 겸손이 중요한가?
오늘날처럼 사회가 양극화된 시대에는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포터 박사는 이러한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최근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관계 개선에 지적 겸손이 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 자신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며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 대화가 훨씬 원활해집니다. 이는 온라인보다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때 더 쉽게 나타나지만,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이러한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지적 겸손은 어떻게 연구되는가?
심리학자들은 지적 겸손을 측정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지적으로 겸손해지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들에게 휴대폰 사용 금지에 대한 강한 의견을 묻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학생들의 주장을 얼마나 읽어보려 하는지 관찰함으로써 지적 겸손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적으로 더 겸손한 청소년들이 학교 성적이 더 좋고, 더 많이 배우며, 피드백을 더 잘 받아들이고, 실패 후에도 더 끈기 있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적 겸손이 학습과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는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와 같이, 자신의 한계에 너무 몰두하여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또 다른 극단적인 형태일 수 있습니다. 지적 겸손은 극단적인 경직성이나 극단적인 불확실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지적 겸손을 키우는 방법
포터 박사는 지적 겸손을 훈련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근육’에 비유하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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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바꾸기
의견 충돌이나 갈등 상황에 있을 때, 한 발 물러서서 20년 후 미래에서 이 상황을 되돌아보거나, 벽에 붙은 파리가 되어 객관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렇게 관점을 바꾸면 지적 겸손의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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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점 되새기기
지적 겸손이 약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문화적 압력도 있지만, 사실 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며, 정직해지는 좋은 방법입니다. 지적 겸손의 긍정적인 측면과 이점을 스스로에게 계속 상기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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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 되돌아보기
상대방과 의견 차이가 크거나 대화하기 어려울 때,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들을 되돌아보세요. 자신의 핵심 가치에 집중하면 스스로가 더 안정감을 느껴, 상대방의 이야기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들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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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마인드 갖기
자신과 상대방 모두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지적 겸손을 포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도 변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는 중요합니다.
타인, 특히 아이들에게 지적 겸손을 격려하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솔선수범’하는 것입니다. 교사나 부모와 같이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다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저는 이 주제에 대해 많이 알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에요” 또는 “이 부분은 저도 잘 모르는데, 함께 찾아볼까요?” 와 같이 말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이 틀렸거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취약한’ 모습을 보일 때 이를 칭찬하고 격려해주세요.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은 정말 용감한 일이야!” 와 같이 축하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별에 따라서도 지적 겸손을 보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약점으로 여기는 경향은 남학생에게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고, 공개적으로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은 여학생에게 더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교사가 먼저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 이러한 차이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론
지적 겸손은 개인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며, 타인과 더 나은 관계를 맺고, 나아가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태도입니다. 비록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꾸준히 연습하고 실천한다면 누구나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용기, 그것이 바로 지적 겸손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