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어두운 계절을 지나는 법: 캐서린 메이의 ‘겨울나기’와 ‘마법’에서 찾은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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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두운 계절을 지나는 법: 캐서린 메이의 ‘겨울나기’와 ‘마법’에서 찾은 지혜
인생은 언제나 찬란한 여름일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피하고 숨기려 하지만, 작가 캐서린 메이는 고통스럽고 어두운 계절, 즉 ‘겨울나기(Wintering)’가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심지어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책 겨울나기(Wintering)와 후속작 마법(Enchantment)은 우리가 삶의 혹독한 시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연결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깊이 탐구합니다.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는 ‘겨울나기’의 본질
우리는 흔히 “모든 구름에는 은빛 테두리가 있다”거나 “고난이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와 같은 격려의 말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캐서린 메이는 이러한 말들이 오히려 고통받는 이들에게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질병, 재난, 실직, 혹은 단순히 삶의 난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이 마치 우리의 잘못인 양 숨기려 들고, 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메이는 이러한 태도가 우리가 고통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합니다. 겨울나기는 우리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질병, 실직 등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그녀는 우리가 ‘겨울나기’를 겪는 것을 실패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것이 당연한 삶의 과정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대신 우리는 ‘급진적인 수용(radical acceptance)’의 길로 들어서서, 겨울나기가 환영할 만한 변화는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변화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고통을 회피하려 하지 않고 그 과정을 온전히 마주할 때, 우리는 더 큰 지혜와 풍부한 경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영웅 서사 너머의 진정한 회복과 위로
많은 이야기들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영웅 서사’를 따릅니다. 하지만 캐서린 메이는 현실 속 삶의 어려움, 특히 질병이나 만성적인 고통은 선형적인 영웅 서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합니다. 시작과 중간, 끝이 명확한 서사가 아니라,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때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녀는 친구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숲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숲의 좋거나 덜 좋은 부분으로 이동할 뿐”이라는 통찰을 공유합니다. 이는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적응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위로는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야”라는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도 이해한다”는 공감의 메시지에서 나옵니다. 메이는 자신의 남편이 암 진단을 받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위로랍시고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 “정말 끔찍하군요, 유감입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강조합니다. 때로는 고통 속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더 나아짐’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의미를 찾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고통이 삶을 무가치하게 만들지 않으며, 그 속에서도 아름답고 풍요로운 인간적 존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마법(Enchantment)’으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후, 우리는 어떻게 세상과 다시 연결되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마법은 거창한 모험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작고 소소한 것들에서 경이로움을 찾는 법을 알려줍니다. 팬데믹 봉쇄 기간 동안 쓰인 이 책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변치 않는 가치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 유머의 힘: 캐서린 메이는 가장 심각한 상황일수록 유머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블랙 유머’는 긴장을 완화하고, 차마 입 밖으로 내기 어려운 고통을 표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고통을 다루는 자연스러운 방식이며, 웃음은 강한 감정의 해소제가 됩니다.
- 자연과의 연결: 발을 맨발로 땅에 대거나,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등 자연의 원소(흙, 물, 불, 공기)와 접촉하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우리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고 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감각의 피드백을 통해 우리는 삶의 순간에 몰입하게 됩니다.
도움을 주고받는 용기
힘든 시기에는 종종 도움을 받는 것을 약점이나 굴욕으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캐서린 메이는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기회를 주는 ‘관대함’이라고 말합니다. “오늘은 정말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거나, 구체적으로 “식사 준비를 도와줄 수 있니?” 혹은 “설거지 좀 도와줄 수 있을까?”와 같이 요청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진정으로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메이는 특히 만성적인 문제나 모호한 고통에 대한 사회의 이해가 부족함을 지적하며, ‘암 진단’과 같이 명확한 이름이 붙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합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상호적인 과정이며, 우리가 과거에 타인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들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삶의 복잡한 계절을 살아가는 지혜
캐서린 메이의 겨울나기와 마법은 고통을 회피하려 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지혜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제안합니다. 삶의 어두운 계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겨울을 보낼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용, 연결, 그리고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 마법을 찾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혼돈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인간 존재의 깊은 본질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 책들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가장 중요한 위로를 건네며, 삶의 모든 계절을 온전히 살아낼 용기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