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진정한 정치 참여와 커뮤니티 구축을 방해하는가? 캐서린 크로스 박사의 통찰

https://www.youtube.com/embed/JreonVbDICI

소셜 미디어의 역설: 연결인가, 고립인가?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고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캐서린 크로스 박사의 도발적이고 통찰력 있는 책 Log Off는 이러한 통념에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크로스 박사는 온라인 활동의 기대치와 오늘날 온라인 경험의 실제 모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제시하며, 소셜 미디어가 자칫 우리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위험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반(反)정치적’이다?

크로스 박사는 소셜 미디어가 때로는 ‘반정치적’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시민 사회를 와해시키고 분열시켜,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의논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더 나쁜 것은, 소셜 미디어가 마치 우리가 정확히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장이 형성되지만, 정작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는 혐오 발언을 하거나 누군가를 괴롭히는 데는 용이하지만, 커뮤니티 센터를 짓기 위해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것과 같은 건설적인 행동에는 취약합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집단 행동에 참여한다고 착각하게 만들며, 과거에는 회의, 지역 단체, 자원봉사 그룹을 통해 이루어지던 실제 커뮤니티 활동의 쉽고 빠른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이 고독감을 해소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게 되고, 자신의 온라인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때때로 극단적인 온라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포던스’가 형성하는 우리의 행동

크로스 박사는 소셜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어포던스(Affordances)’ 개념을 도입합니다. 어포던스란 디자인된 객체의 특징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암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에 달린 손잡이가 당기거나 밀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소셜 미디어의 디자인은 사용자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뉴스 링크의 헤드라인만 보고 반응하게 만드는 디자인은 자극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헤드라인을 양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포던스는 우리가 비합리적이거나 비도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플랫폼의 구조 자체가 특정 행동을 장려하고 다른 행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개인의 의지로 이러한 구조적 영향에 저항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사회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소셜 미디어의 패턴에 쉽게 동화됩니다. 따라서 진정한 변화는 개인의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바로 이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크로스 박사는 강조합니다.

온라인 괴롭힘의 세 가지 단계

크로스 박사의 연구는 온라인 괴롭힘에 대한 분석적 엄밀성을 제공합니다. 특히 ‘제3차 괴롭힘’이라는 개념은 소셜 미디어가 개인을 괴롭히는 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계되었는지 보여줍니다.

  1. 제1차 괴롭힘: 물리적 세계로 번지는 극단적인 괴롭힘(예: 폭탄 위협, 부모 협박).
  2. 제2차 괴롭힘: 대상에게 직접 가해지는 온라인 모욕 및 공격.
  3. 제3차 괴롭힘: 대상에 대한 간접적이지만 광범위한 담론으로, 직접적인 공격이 아니더라도 괴롭힘의 도덕적 근거와 허용 구조를 제공합니다. 이는 괴롭힘의 불길을 지피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제3차 괴롭힘의 예시로 크로스 박사는 이웃에게 칠리 요리를 해주려는 여성에 대한 온라인 비난과 ‘소파 남자(couch guy)’ 밈 현상을 언급합니다. 무해하거나 선의의 행동이 온라인상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의도와 상관없이 비난의 연료가 되는 현상은 소셜 미디어의 파괴적인 속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소셜 미디어,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가?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요? 크로스 박사는 마법의 지팡이로 소셜 미디어를 없앨 수 있다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인정합니다. 대신, 소셜 미디어를 다음과 같은 질문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이것이 어떤 운동과 연결되어 있는가?
  • 내가 달성하려는 목표는 무엇인가?
  • 소셜 미디어가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좋은 도구인가, 혹은 좋은 도구인가?

이러한 질문에 개인적인 도덕성이나 막연한 ‘인식 제고’ 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소셜 미디어를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가족을 위한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사례처럼, 소셜 미디어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나 미묘한 논의에는 짧은 형식의 소셜 미디어보다 긴 형식의 글쓰기나 팟캐스트와 같은 심층적인 소통 방식이 훨씬 더 적합합니다.

결론적으로,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진정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의미 있는 정치적 변화를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전화번호부”처럼 사용하여 사람들을 찾고 연결하는 데는 활용하되, 이를 커뮤니티 센터나 정치적 행동의 유일한 장소로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정한 연대와 변화는 온라인의 환상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대면 상호작용과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사회적 노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