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늑대 하울링을 해독하다: 야생의 소통과 보존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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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늑대 하울링을 해독하다: 야생의 소통과 보존의 미래

안녕하세요. 오늘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특별한 늑대, ‘907’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옐로스톤의 일반적인 늑대는 평균 3.5년을 살지만, 907은 11살의 나이에 한쪽 눈을 잃고도 5마일(약 8km) 떨어진 무리에게 30분 이상 힘찬 하울링을 들려준 강인한 어미였습니다. 이 하울링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AI 기술과 생태 연구가 만나 이 야생의 언어를 해독하고, 이를 통해 지구의 마지막 야생을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소개합니다.

옐로스톤은 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야생 동물을 처음 만난 곳이자, 애브사로카 산맥에서 하이킹, 사냥, 낚시를 즐기며 성장한 추억이 담긴 곳입니다. 이곳에서 늑대는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다가 1995년 재도입되었고, 현재는 제가 사는 지역의 연간 5억 달러가 넘는 관광 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늑대의 존재는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 AI와 자율 녹음 장치(ARU)

최근 언론에서는 코끼리부터 박쥐까지, AI를 활용하여 동물의 소통을 해독하려는 시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는 야생의 상징적인 소리 중 하나인 늑대 하울링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늑대의 언어인 ‘울피시(Wolfish)’를 해독하기 위해 저희 회사는 옐로스톤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자율 녹음 장치(ARU)를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는 배터리로 작동하며, AI를 사용하여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소리와 움직임만 선별적으로 기록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줍니다. 또한, 소리의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여 밀렵꾼의 총성 위치를 탐지하는 데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 연구원들은 그레이터 옐로스톤 전역에 ARU를 설치했습니다. 특히 늑대 굴 근처에 설치된 장치들은 늑대의 소통 방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늑대는 짖기, 낑낑거리기, 신음하기 등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소리를 냅니다. 또한, ‘코러스 하울’이라고 불리는 집단 소통을 하는 몇 안 되는 종 중 하나입니다. 새끼 늑대들은 태어난 굴에서 이러한 다양한 소리의 사전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늑대 소통의 복잡성 해독

ARU는 밤에도 쉬지 않고 작동하며 늑대의 하울링을 포함한 모든 소리를 기록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시각화한 스펙트로그램은 소리의 패턴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AI는 이 스펙트로그램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한 달간의 데이터에서 새들의 새벽 합창 소리가 날이 지남에 따라 점차 늦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늑대들이 주로 밤에 하울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하울링이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수십 마리 늑대의 하울링 스펙트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연구자들은 이미 늑대들이 하울링만으로 서로를 식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그들이 사람처럼 ‘테디’나 ‘레이첼’과 같은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울링은 “나 여기 있어. 너 어디야?”라는 의미를 전달하지만, 연구를 통해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하울링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하울링은 조난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코러스 하울’입니다. 무리 전체가 함께 소통하며 종종 자신들의 영역임을 알리는 정치 집회와 같습니다. 이 코러스 하울에서 알파 암컷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합니다. 그녀가 하울링을 시작하면 다른 늑대들이 반응하며 다양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데, 특히 암컷들은 ‘워아(woa)’라고 불리는 독특한 하울링을 사용하여 가족 유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늑대들의 “사랑해”와 같은 소리입니다.

놀랍게도, 늑대들은 소리만으로 다른 무리의 늑대 수를 세거나 추정할 수 있으며, 자신들이 수적으로 열세인 경우 도망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접근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저희는 Google DeepMind의 기술을 활용하여 오디오 기록만으로 늑대 개체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야생동물 개체 수 조사를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늑대는 개처럼 짖기도 하지만, 다른 소리와 결합하여 ‘문장’과 같은 구조를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경쟁 무리에게 쫓긴 암컷 늑대는 경보를 나타내는 짖음과 지원 요청을 하는 변조된 하울링을 결합하여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은밀한 장치들은 늑대들이 가까운 거리에서도 많은 소통을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야생의 소리, 보존의 과제

최근 저희는 야생 늑대에 처음으로 작은 ARU를 부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늑대는 하루 동안 일반적인 미국 사람이 말하는 양의 약 절반만큼 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근거리 접촉음인 ‘미니 하울’을 포함하여 다양한 소리를 훨씬 더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끼 늑대가 엄마 늑대 옆에서 작은 하울링을 시작하는 모습은 희망을 보여줍니다. AI의 도움으로 우리는 늑대들이 하울링하는 이유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으며, 심지어 여러분의 반려견이 응급 차량에 짖는 것이 늑대 새끼의 하울링과 비슷한 음높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AI가 궁극적으로 동물 소통을 완벽하게 해독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울피시’는 영어나 한국어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해독할 동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몸무게가 오늘날 지구상의 모든 육상 포유류의 총합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의 오른쪽 팔뚝만이 남아 있는 야생 포유류의 무게에 해당할 것입니다. 나머지 몸 전체는 우리 인간, 가축, 그리고 우리의 반려동물입니다. 사자, 호랑이, 늑대와 같은 육식 동물은 새끼손가락보다도 적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집단적으로 직면한 진짜 도전은 야생 늑대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을 훨씬 넘어섭니다. 이는 바로 ‘야생성’ 그 자체의 미래에 관한 문제입니다. 사냥꾼이든 아니든,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AI를 통해 늑대 하울링의 의미를 파악하는 시도는 단순히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이는 야생 생태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보호하며, 인간과 야생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모색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옐로스톤에 늑대가 재도입된 1995년의 첫 야생 늑대 하울링처럼, 이 연구가 야생 보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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